구위만큼 성장하는 멘탈 … ‘참스승’ 만난 KIA 곽도규, 그렇게 어른이 돼간다
곽도규는 그때를 떠올리며 “사실 지금도 거의 매일 2군에 내려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마운드에서는 ‘싸움닭’ 같이 달려들지만, 사실 누구보다 여리고 생각이 많은 타입이기 때문이다. 그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작은 부분만 틀어져도 예민해지고 생각이 많아지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루아침에 성격이 변할 순 없었다. 하지만 불안함을 다루는 요령만큼은 1년 만에 자못 성숙했다. 그는 “지난해는 그 감정들에 얽매였다면, 올해는 다르다. 불안함을 인정하고 내 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다”는 2004년생 답지 않은 묵직한 답변을 내놨다.
어떤 계기였을까. 답은 바로 정재훈 투수코치와의 만남에 있었다. 두 바퀴를 돌아 만나는 띠동갑 사제지간이지만, 마음의 거리는 누구보다도 가깝다.
곽도규는 “코치님께서 야구에 목숨을 걸고 노력해야 하는 성격 유형이 있는 반면, 야구가 인생을 옭아매도록 자신을 떠미는 유형이 있다고 하셨다. 제가 후자였다”며 “그러시면서 ‘야구 속에 네 인생을 넣으려 하지 말아라. 네 인생 안에 야구가 있는 거다. 딱 한 발만 야구에 담고 있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는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자신이 뿌린 공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몰두하며 힘들어하는 제자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정 코치의 진심 어린 조언이었던 것.
곽도규는 “덕분에 마음을 비우고 있다. 완벽을 바라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에 집중하려 한다. 올해부터는 저를 믿고 성장을 즐기려는 마인드가 생기는 것 같다. 코치님의 가르침이 다 제 모토가 됐다”고 밝게 웃었다.
정 코치에게도 살며시 곽도규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정 코치는 화사한 웃음과 함께 “도규가 투구폼이나 공이 거칠지만, 정말 조심성이 많고 차분한 모범생 같은 친구다. 그렇다 보니 과감성이 떨어질 때가 눈에 보였다. 그걸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했는데, 준비 과정을 통해서 본인이 스스로 잘 찾은 것일 뿐”이라며 제자를 치켜세우기 바빴다.
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사제지간이다. 정 코치는 “당시가 어려운 상황인 건 알았지만 후회 없이 던져보라고 말해줬다. 그걸 또 잘 해내며 안정감을 찾더라. 앞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투수가 될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인생 후배를 향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