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낙향? 화려한 귀향
“당연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죠. 연봉 액수를 따졌다면 굳이 KIA와 계약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더 중요했던 건 성적과 명예를 회복할 기회를 얻는 거였어요. 연봉이야 잘하면 다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건창은 약간 무릎을 구부려 웅크리고 방망이를 왼쪽 어깨에 걸치듯 곧추세우는, 독특한 타격 폼을 갖고 있다. 약간 기형적인 이 폼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3~4년간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안 좋은 일이 한 번에 몰려왔어요. 2014년 타격왕 했을 때는 손을 절대 안 써야 한다는 느낌으로 쳤는데, 나이 들면서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던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못 하는 자신에게 실망하고 화를 내게 됐죠. 원래 하루 못했다고 힘들어하고 그러지 않았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되어있더라고요. 올해 많은 것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편하고, 팀 성적과 분위기가 좋으니 재밌어요. 야구는 역시 멘털 스포츠인가 봐요.”
서건창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폼부터 먼저 손을 댔다. 몸통 회전을 통해 손을 덜 쓰는 스윙으로 바꿨고, 회전축 변화를 주면 이상적인 타격 각도가 나올 것 같아 몸을 더 숙였다. 이순철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왼다리 앞쪽 가까이 있던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고 했다.
“아직 우승 반지가 없어요. 훌륭한 선수들도 우승 못 해본 사람 많잖아요? 우승은 하늘이 내려주신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경기를 뛰고 있지만 시즌이 끝날 때 어떤 위치에 있을지는 몰라요. 하지만 항상 머릿속에 그리는 순간이 있어요. 한국시리즈 맨 마지막 경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내가 잡는 그 순간. 정말 멋지지 않을까요? 방망이 잡는 순간을 떠올리지 않으려 해요. 마지막까지 공격한다는 건 팀이 급박한 상황까지 갔다는 거잖아요? 그건 생각하고 싶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