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범호 감독 “선수들을 믿었다 …
‘우승 감독’이 된 이후 그의 일정은 김인식 감독과의 점심이었다. 이 감독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은사님이다. 감독에 선임된 뒤 “선수들이 감독님 우승시켜 드리자는 분위기였다”며 ‘덕장’으로 통했던 김인식 감독을 언급하기도 했던 이범호 감독.
그는 “공교롭게 식사 약속을 해놨는데 우승하고 만나 뵙게 됐다”
“초반에는 선수들도 나를 아는 게 필요했고, 나도 감독으로 내 모습을 파악해야 했다. 상대 감독, 팀들도 분석해야 하는 만큼 초반에는 억지로 작전도 안 내고 지켜봤다. 분석하고, 준비를 했다. 준비가 끝났다고 느낀 뒤로 과감하게 움직였다”고 덧붙였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선수들의 힘도 컸다.
이 감독은 “박찬호가 힘을 내주고, 김도영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나왔다. 최형우도 올해 찬스에서 해결사가 됐고, 김선빈도 체력적으로 힘들 텐데 열심히 뛰어주었다”며 “중반에 야수들 모아서 미팅을 한 번 했었다. 하루 한 경기는 누구나 뛸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훈련을 자율로 하면서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들 자기 몫을 하려고 최선을 다해줬다. 선수들의 마음이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경기, 뛰고 싶은 무대를 만들었고 선수들의 이에 응답했다.
이 감독은 “불펜에서 3연투 거의 안 시켰다. 3연투가 필요 없다고 느꼈다. 다른 선수들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고, 믿음이 쌓이면서 가다 보니까 필승조가 4~5명씩 됐다. 한두 명 쉬면서 다른 선수가 들어갈 수 있었다”며 “부상 선수들도 3~4일 빨리 부른다고 해도 큰 차이는 없다. 급하게 하면 재발을 하게 된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됐다고 했어도, 날짜상으로 너무 빠른 것 같으면 늦추라고 하기도 했다. 지금은 승부처가 아니다, 나중에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면서 기다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리가 비면 누군가가 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내부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팀이 성장했다. 이 감독은 성향에 맞춰 ‘맞춤형’ 전략으로도 선수들을 키웠다.
이 감독은 “백업 선수들도 쓰던 선수만 쓰고, 한두 경기 못하면 내려가고 이랬었다. 그런데 조금 더 기다려주기도 하고, 상황이나 컨디션 맞게 잘 만들어 놓으면 백업 선수들이 더 확보된다. 보면 간이 큰 선수들이 있다. 대수비 나가면 진짜 떨리는 데 그런 선수들 맞게 쓰고, 기회를 줬다”고 설명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이룬 이 감독의 시선은 이제 한국시리즈로 향한다. 그는 ‘머리’로 전력을 더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시리즈 우승을 첫 번째로 친다. 경기 자체를 알고 해야될 것 같다. 몸으로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메이션이나 경기 상황 등이 중요하다. 상황별로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팀 전체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려고 한다”며 “운동량을 많이 가져가는 게 아니고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갈 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나중에 감독이 되면 해보고 싶던 부분이었다”고 다음 준비를 이야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