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알던 이의리는 잊어라… 새로운 이의리가 온다, 인대만 갈아 끼운 것 아니니까
빠른 회복 속도는 일단 이의리가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몸의 능력이 기본이다. 이의리의 재활을 그림자처럼 돕고 있는 박창민 KIA 트레이닝 총괄코치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런 능력을 확인한 KIA는 일반적인 토미존 수술 재활 프로그램을 참고해 이의리만의 전용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 애를 썼다. 구단도 지원을 많이 했다. 일본에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허락했고, 2024년 시즌 막판에는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제주도로 가 재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 코치는 "재활 과정의 강도가 엄청나게 높을 뿐만 아니라 강하게 소화를 한다. 다른 구단들의 선수보다는 조금 더 강도 있게 진행하고 있다. ITP(단계별 투구프로그램)도 기본적인 프레임에서 의리의 컨디션에 맞춰서 계속 조율을 하고 있다. 부담이 되면 줄이고, 괜찮으면 밀어 붙인다"면서 "재활 기간을 1년이라는 시간으로 봤을 때 3개월 기준으로 4번의 (프로그램)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지금 훈련시키는 것도 거의 한 달 간격으로 계속 프로그램을 바꿔주고 있다. 솔직히 의리가 이를 흡수하는 능력이 좋다"고 선수를 칭찬했다.
그런데 박 코치는 이의리 재활의 핵심은 '시켜서'가 아니라고 말한다. 선수 자신이 굉장한 열의를 가지고 운동에 임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루한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비결이고, 그런 노력이 팔꿈치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신체적 변화와 생각의 변화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박 코치는 "의리가 의욕을 가지고 한다. 수술을 결정했을 때부터 나에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워낙 본인이 배우려고 하는 그런 부분들이 많다. 멈추려고 하는 게 아니라 계속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 선수다. 그런 부분이 있기에 지금 조금 잘 풀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대견하게 바라봤다.
오키나와에서는 라이브 피칭까지 했다. 총 40구를 두 번에 나눠 던졌다. 그런데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이것도 다 이유가 있다. 박 코치는 "아무래도 직구로 던졌을 때 인대의 데미지가 제일 크기 때문에 거기에서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구속이 나오면 그 다음부터는 변화구 구사에서는 큰 데미지는 없을 것 같아서 일단 직구에서만 좀 많이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 팔꿈치 인대에 가장 큰 충격을 주는 건 패스트볼이다. 그리고 이의리는 그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박 코치는 "이제 한국으로 넘어가서는 변화구를 섞어서 한 2주 정도를 끌고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지금 페이스로 계속 밀어붙이면 5월에도 복귀가 가능하다. 그러나 빠른 복귀보다는 성공적인 복귀를 원하는 KIA다. 어느 정도 단계에 오르면 잠시 휴식을 가지며 팔꿈치를 달래다가, 다시 예열을 하고, 퓨처스팀(2군) 로테이션에 들어가 차분하게 투구 수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의리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시즌을 조준하고 있다. 팔꿈치가 멀쩡해지면 구위도 더 좋아질 것이고, 재활 과정에서 성숙해진 성품, 그리고 공부한 지식까지 더해져 돌아온다. 팔꿈치 인대만 갈아 낀 것은 아닌 셈이다. 지금까지 알던 이의리는 잊어도 된다. 더 강해진 이의리가 복귀 준비를 이어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