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5월에 쓰러지셨거든요"…'역전 만루포' 캡틴, 설움과 울분 담긴 포효였다

▲ 두산 베어스 양석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사실 아버지가 5월에 쓰러지셔서 지금도 병원에 계시는데, 그런 일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기분 자체가 올라오지 않더라고요."
두산 베어스 캡틴 양석환(33)은 올해 여러모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중심타자이자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압감도 컸는데, 지난 5월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하면서 스스로 중심이 흔들렸다. 프로답게 라커룸과 그라운드에서 티를 내지 말자고 다짐해도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타격 페이스까지 떨어지면서 양석환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양석환은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있었고, 팀도 안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을 하면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야구선수는 결국 그라운드에서 말해야 하니까. 내 실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런데 워낙 주변에서 형들이나 감독님,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 팀은 그래도 잘한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다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양석환은 "사실 아버지가 5월에 쓰러지셔서 지금도 병원에 계신다. 그런 일까지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기분 자체가 올라오지 않더라.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또 밝은 척을 하는 것도 어느 순간 스트레스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한동안 솔직히 야구장에서 좀 어두웠던 것 같다. 진짜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 있어서 감독님과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양석환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4+2년 총액 78억원에 계약하면서 올해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양석환은 4년 뒤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겠다는, 선수로서 당연하고 솔직한 욕심을 숨기지 않으며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2020년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한 지 4년 만에 주장을 맡아 선수단의 리더로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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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환은 "돌이켜보니 (주장을 맡았다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더라. 예를 들면, 그라운드에서 나온 결과 외에 많은 것들이 있는데,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인 걸 알면서도 또 외면할 수가 없더라. 주장으로서 외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러다 보니 복합적으로 스스로 빠져들고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내 영역 밖의 일인데 주장을 처음 하다 보니 그런 것까지 내 힘을 쏟고 있더라. 지금은 이렇게까지 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생각을 바꾸고 있다. 주장이 아니었어도 힘들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주장이라 더 책임감을 느끼고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반기를 잘 마무리하고, 후반기에는 지난 3년 동안 더그아웃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던 양석환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 그는 "후반기는 더 분위기 싸움도 중요하고, 순위 싸움도 중요할 것 같아서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액션도 많이 취하고 파이팅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