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척하는 것조차 힘들더라"…양석환은 사실, 남몰래 견디고 있었다 [현장 인터뷰]

두산 베어스 주장 양석환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만루홈런을 치는 등 맹활약한 뒤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무려 5타수 4안타(1홈런) 5타점을 자랑했다. 팀의 13-8 대승과 2연패 탈출에 큰 공을 세웠다.
이날 올해 리그 21번째이자 통산 1067번째, 개인 7번째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양의지와 함께 KBO리그 출범 후 최초로 '잠실구장 한 경기 만루홈런 2개'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양석환은 0-6으로 끌려가던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좌전 2루타를 쳤다. 강승호의 1타점 좌전 적시타에 득점해 1-6, 추격점을 만들었다. 4회말엔 좌중간 2루타로 문을 열었다. 롯데 중견수 황성빈이 타구 판단을 잘못해 공을 놓치며 2루를 밟았다.
5회말이 백미였다. 무사 만루서 롯데 구원투수 김상수가 등판했다. 김재환의 헛스윙 삼진 후 양석환이 등장했다. 김상수의 5구째, 147km/h의 패스트볼을 강타해 비거리 115m의 좌월 만루홈런을 선보였다. 3-6에서 7-6으로 역전하는 결정적인 그랜드슬램이었다.
7-7로 맞선 7회말에는 무사 만루서 롯데 구원투수 구승민을 상대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8-7을 이뤘고, 이 한 방이 결승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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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환은 "사실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있었고, 팀도 좋지 않게 출발했다. 그런 부분 때문에 힘들었다"며 "하지만 야구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 말해야 한다. 내가 부족했다. 주위에서 형들이나 (이승엽) 감독님,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팀은 잘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양석환은 "아버지가 5월에 쓰러지셨다. 지금도 병원에 계신다. 그런 일까지 생기다 보니 기분 자체가 올라오지 않았다"며 "그래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밝은 척을 하는 것도 어느 순간 너무 스트레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한동안 야구장에서 어두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감독님과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의 무게감까지 짊어져야 했다. 양석환은 "돌이켜보니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에 너무 신경 쓰고 있더라. 주장을 처음 하다 보니 내 영역 밖의 일에까지 힘을 쏟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며 "단순히 그라운드에서의 결과 외에도 수많은 부분들이 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주장이라 더 책임감을 느껴서 그랬던 것인데 그러다 스스로 더 복합적으로 빠져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타격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전반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 양석환은 "전반기에 2할5푼이라도 치고 마무리하자고 다짐했다. 좋은 모습으로 끝마친다면 후반기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이영수 타격코치님께서 정말 많이, 너무 많이 도와주셨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