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미쳤다' 선 넘은 저격, 충격받은 FA 최대어…"나를 정말 좋아해서 해준 말이겠죠?"

▲ 두산 베어스 허경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사실 모르겠어요. 나를 정말 좋아해서 해준 말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두산 베어스 베테랑 3루수 허경민(34)은 24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타수 3안타 2볼넷 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7-4 승리와 함께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그런데 수훈선수로 인터뷰에 나선 허경민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이날 오전 출근길에 일부 팬들이 보낸 시위 트럭에 써진 문구가 마음에 박혀 있었기 때문. 이들은 두산 내 고액 FA 선수들을 저격했는데, 허경민은 '스탯을 관리하는 돈에 미친 선수(순화한 표현)'라고 적혀 있었다. 비판이 아닌 선 넘은 비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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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의 땀은 헛되지 않았고 올 시즌 내내 팬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는 성적을 내고 있다. 팬들에게 이제는 목표했던 '정말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으리라 믿었는데, 돌아온 말은 '돈에 미쳤다'였다. 허경민으로선 충격일 만하다.
FA 최대어로 평가받는 탓이다. 허경민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3년 FA 계약에 합의할 때 선수 옵션을 걸었다. 4년 65억원 계약이 끝나면 오직 선수의 의지로 3년 20억원 옵션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허경민이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올 시즌 뒤 FA 자격을 다시 한번 얻을 수 있는 조건이다. 그러다 보니 팬들은 올해 성적 향상과 관련해 '허경민이 3년 20억원보다 더 큰 계약을 원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정작 허경민은 한번도 옵트아웃 실행 여부를 언급한 적이 없다.
결국 답답한 당사자가 직접 나섰다. 허경민은 24일 경기를 마치고 관중 앞에서 진행한 단상 인터뷰에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 여기(두산에)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FA를 위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게 아니라는 단호한 메시지였다. 팬들은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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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은 첫 FA 자격을 얻었을 당시 딸 서우의 100일 떡을 두산 관계자들에게 돌리면서 '한번 두린이는 영원한 두린이'라는 문구를 적어넣었다. 그리고 두산과 당시로는 파격적인 4+3년 장기 계약을 하면서 "12년 동안 뛰었던 팀이기도 하고, 협상 기간에 많은 팬 여러분들께서 꼭 끝까지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고 나서 선택에 도움이 됐다"며 7년 뒤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다면 그때도 두산 유니폼을 입겠다고 다짐했다. 두산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날에는 딸 서우가 시구자로 나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을 정도로 허경민은 두산 아닌 팀을 상상한 적이 없다.
그만큼 두산과 팬들에게 진심이었기에 허경민은 더 속상해했다. 그는 "사실 요즘은 잘 모르겠다. 노력해서 야구를 잘한다고 나름대로 생각했는데, 자꾸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시길래 머리로는 괜찮다 하면서도 마음은 솔직히 아팠다. 그 기분을 이어 가지 않게 코치님들께서 정말 잘 도와주셨고, 그래서 이번 주 2경기는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우리 가족이랑은 이곳(두산)에서 마지막을 하는 게 정말 가장 행복할 것이라고 항상 집에서 이야기를 한다. (트럭시위는) 나를 정말 좋아해서 해준 말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사실과 다르게 생각하는 분들이 조금 있더라. 그래서 머리로는 괜찮지만, 마음으로는 조금 슬펐는데 이 또한 그분들의 생각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고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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