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행이 보약 "하루에 2~3시간씩 쳤다"
고승민은 시범경기만 해도 타율 .474로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으나 막상 정규시즌에 돌입하니 타율이 .167로 곤두박질을 치면서 끝내 2군행 통보를 피하지 못했다.
오히려 2군행은 보약이 됐다. 김태형 감독은 고승민을 2군으로 보내면서 "2군에 가서 2루 수비도 해봐야 할 것"이라며 2루수로 비중을 높일 것임을 예고했다. 고승민도 어떻게든 타격감을 회복하기 위해 2군에서 맹연습에 들어갔고 이것이 오늘날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고승민은 "2군에 있으면서 일단 공을 많이 쳤다. 하루에 2~3시간씩 계속 치면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스탠스를 좁히면서 타이밍을 잡는데 한결 수월해졌다.
경기 후 고승민은 "내 앞에 (김)민석이나 (나)승엽이에게 직구로 위닝샷이 오더라. 두 번째 타석까지는 초구에 변화구가 왔는데 세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 직구가 왔고 2구째도 직구가 왔지만 내가 타이밍이 늦었다. 그래서 직구가 하나 더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직구 타이밍에 맞췄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면서 생애 처음으로 류현진과 상대한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위압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주눅 들고 들어가면 항상 지더라. 그래서 '내가 이길 수 있다', '잘 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타석에 들어간 것이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 2루수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롯데는 이제 고승민이라는 해답을 찾은 듯 하다. 벌써 수비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안정적으로 잘 하고 있다. 아직 타구가 많이 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움직임을 보면 차분하게 잘 하더라"고 고승민의 2루 수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승민은 "항상 수비는 외야보다 내야가 긴장감이 더 크기 때문에 공 하나에도 긴장하면서 들어간다"라고 비장한 각오로 2루 수비에 임하고 있음을 말했다. FA로 떠난 베테랑 2루수의 공백은 커보였지만 롯데에게는 '방법'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