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활약에 스포트라이트를…거인 마음 움직이는 ‘광수 생각’ [스토리 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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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생물처럼 여러 부분이 밀접하게 연결돼있는 유기체와 같다. 몸을 던져 실점을 막고, 자신을 ‘희생’해 점수를 내는 스포츠가 야구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수는 소수에 불과하다. 결승타 주인공이나 선발투수, 또는 기록이 걸려있는 선수가 조명되는 게 보편적이다. 결국 카메라 앞에 서고 단상에 올라 수훈선수 소감을 말할 수 있는 선수는 경기당 한두 명이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는 ‘숨은 거인’을 지나치지 않는다. 그동안 구단이 선정하다 올해부터 김광수 벤치코치(65)가 ‘숨은 거인’을 찾아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 김 코치에게는 팀 내 누구보다 흐름을 읽어내는 관록이 있다. 이에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담당하는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가 스프링캠프 기간 김 코치에게 제안해 팬들에게까지 ‘숨은 거인’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 ‘광수 생각’이 탄생했다.
●김광수 코치의 생각
김 코치는 마음을 만지는 지도자다. 비록 활약이 조명되지 않을지언정 누군가 자신을 인정해주는 게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잘 알고 있다. 김 코치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은가. 팀 내 역할에 따라 비중이 나뉘고는 하지만, 공헌도까지 반드시 낮은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그 선수들에게까지 동기를 부여해야 자존감을 지킬 수 있다. 자존감은 곧 경기력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도 ‘숨은 거인’의 취지를 잘 설명하는 경기였다. 이날 4타수 3안타의 고승민이 수훈선수로 뽑힌 가운데, 5-4로 앞선 8회말 1사 1루서 발로 한 점을 뽑아낸 대주자 김동혁이 김 코치의 선택을 받았다. 김동혁은 2루를 즉시 훔친 뒤 상대 폭투로 한 베이스 더 진루했다가 짧은 희생플라이에도 홈으로 쇄도했다. 김 코치는 “이 한 점이 상당히 중요한 점수였다”고 돌아봤다. 김동혁은 “코치님의 한 마디가 내게는 큰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생각
선수들도 김 코치의 선택을 받고 싶어 한다. 실제로 경기 분위기를 단번에 바꾼 호수비 장면이나 불펜의 역투 등 짧은 순간에 드러난 노력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며 이른바 ‘마당쇠’ 역할을 하던 시절 선정됐던 주전 유격수 박승욱은 “코치님께서 내 노력을 알아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며 “아직 한 번밖에 뽑히지 못했지만, 다음에 한 번 더 뽑히겠다”고 다짐했다. 선발투수가 무너진 뒤 등판해 역전의 발판을 놓아 ‘숨은 거인’으로 선정됐던 최준용도 “김 코치님께 꼭 한 번 선정되고 싶었다”며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