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칠판’에 ‘영화 상영’까지…‘아이디어 뱅크’ SSG 컨디셔닝, 상위권 숨은공신

인천=정세영 기자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라. 웃음꽃에는 천만 불의 가치가 있다.”
SSG의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 웨이트트레이닝룸에 ‘이동식 칠판’이 유독 눈길을 끈다. 이 칠판은 컨디셔닝 코치들이 홈경기가 열리면 준비하는 특별 아이템. 해당 칠판은 선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영향 보충제를 먹는 곳에 설치됐고, 칠판에는 날짜와 당일 날씨와 명언이 적혀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명언’이다. 컨디셔닝 파트 코치들이 담당을 정해 매일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명언 혹은 글귀를 적는다. 과거에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명언이 라커룸 한 켠에 적혀 있었지만, 선수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이동시켰다.
고윤형 SSG 수석 컨디셔닝 코치는 “전날 경기에서 패했을 때, 연패에 빠질 때는 선수단 분위기가 아무래도 다운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재밌는 글귀와 명언을 찾아서 선수단 분위기 전환을 위해 만든 것인데, 선수들이 잘 호응해줘 뿌듯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선수단 반응도 좋다. SSG 톱타자 최지훈은 “경기에 들어가기 전 코치님들이 적어 놓은 글을 보고 들어가는 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해준다”면서 “우리 팀만의 독특한 문화인데, 경기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SSG의 컨디셔닝 파트에는 타 구단과 차별한 색다른 선수 관리법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컨디셔닝룸이다. 컨디셔닝룸은 선수들이 마사지를 받는 ‘치료 공간’. 매년 겨울 컨디셔닝 파트는 컨디셔닝룸을 좀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그리고 몇 해 전부터 컨디셔닝룸에선 늘 영화가 상영된다. SSG가 컨디셔닝룸에 영화를 트는 이유는 보다 많은 선수들과의 접근성을 위해서다.
고 코치는 “일부 선수들의 경우엔 치료실에 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꿔 ‘사랑방’ 느낌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예를 들면,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니, 와서 영화를 봐라’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장르는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 영화들이 선택된다. 고 코치는 “컨디셔닝룸을 그냥 찾아오는 선수에게 마사지건이라도 쥐어서 내보낸다. 영화도 좋고, TV 드라마도 좋다. 선수들이 항상 사랑방처럼 컨디셔닝룸을 찾았으면 좋다. 선수들과 부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컨디셔닝룸을 자주 찾아 미리 대비하면 부상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컨디셔닝룸은 한유섬과 김광현, 추신수 등 주력 야수와 투수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좋아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베테랑 내야수 김성현은 “컨디셔닝 코치들의 노력에 고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