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함성, 땀…너무 간절했다" 골절상 한 달 공백, 휴가인 줄 알았는데 야구가 그리워졌다
"다치고 나서는 솔직히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힘들고 더운데 쉬어야겠다."
SSG 만능 유틸리티 오태곤은 지난달 28일 왼쪽 엄지발가락 미세골절로 1군에서 말소됐다. 첫 진단은 2주 뒤 재검진. 초여름 더위가 찾아오는 가운데, 오태곤은 조금은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현실을 회피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야구와 야구장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매일 저녁 중계방송을 보면서 다시 마음을 잡았다.
한 달 공백 끝에 복귀한 뒤에는 이틀 연속 팀에 승리를 안겼다. 오태곤은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9번타자 1루수로 나와 7회 2-3에서 4-3으로 역전하는 중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26일 쐐기 2점 홈런에 이어 또 한번 장타력을 발휘했다.
경기 후 만난 오태곤은 "다치고 나서는 더운데 쉬어야겠다 이런 생각도 했다. 그런데 집에 있다 보니까 몸이 근질거리고 (부상이)너무 후회되더라. 다쳐서 짜증도 나고 집에서 쉬면 야구 안 볼 줄 알았다. 그런데 매일 경기를 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어떤 점이 아쉽고 또 좋았는지 공부를 하게 되더라. 재활군에 복귀하고 보니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내가 야구선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또 "그라운드에 너무 있고 싶었다. 지금은 올라와서 너무 재미있다. 결과를 떠나서 즐겁다. 그라운드에 나가서 팬분들 함성 듣는 것도, 그라운드를 뛰면서 땀 흘리는 것도 너무 하고 싶었던 일이다. 간절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부상 후 처음 했던 생각을 후회했다. 오태곤은 "내가 이렇게 나태해질 때가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뛰어야 한다는 그런 감정을 마음 뿐만 아니라 몸으로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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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부터는 직구를 잡아야겠다 생각은 했는데, 슬라이더를 하나 헛스윙하고 나니까 눈 앞에서 없어지더라. 몸이 반응을 안 했다. 어정쩡하게 잡히지 말고 직구 하나 잡고 가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중계화면 다시 보니까 실투가 와서 운 좋게 잘 맞은 것 같다."
오태곤은 이제 그동안의 공백만큼 더 많이 뛰겠다는 마음이다. 그는 "내가 많이 쉰 만큼 더 뛰어다니면서 분위기 메이커를 하겠다. 중간 위치에서 내가 할 일을 잘하면서 팀이 더 좋은 성적 올릴 수 있도록 많이 움직이고 많이 파이팅하고 그래야 할 것 같다. 그동안 너무 미안했다. 집에서 후배들 선배들 열심히 땀 흘리는데 나는 에어컨 바람 쐬면서 TV로 봤다. 그만큼 더 많이 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