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선수가 있다… 최지훈이 '게임 체인저'가 되는 방법
그러나 최지훈은 타율이나 단순한 공격력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선수다. 방망이로 점수를 내는 것만 팀 득점력에 공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수비로 실점을 막고, 주루도 추가 득점을 내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때로는 적시타보다 더 짜릿한 느낌을 줘 더그아웃의 사기를 높인다. 최지훈은 그런 선수다. 올 시즌 41개의 타점보다 더 많은 득점을 팀에 안겨다줬다.
주루는 물이 올랐다. 슬라이딩은 신기에 가깝다. 이제 리그에서 그 어떤 선수와 비교해도 홈 플레이트에서의 마지막 예술 점수는 뒤지지 않는다.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도 1-2로 뒤진 7회 2사 2루에서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동점을 이끌었다. 2사 후 2루타를 치고 나간 최지훈은 추신수의 중전 안타 때 망설임 없이 3루를 돌아 홈까지 뛰었다.
추신수의 타구가 빠르고 짧았기에 키움에게도 기회가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최지훈은 포수 태그를 피해 돌아 들어가며 왼손으로 홈을 쓸었다. 당시 홈에서 이 장면을 가장 가까이 본 최정조차 "아웃인 줄 알았다"고 했을 정도의 어려운 타이밍. 그러나 심판의 판정은 세이프였고, 키움의 비디오 판독 신청에도 이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최지훈의 동점 득점을 발판 삼은 SSG는 이후 2루타가 연속으로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7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수비에서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냈다. 넓은 수비 범위로 팀의 중원을 지켰다. 4회 홈 어시스트는 팀을 구했다. 3-0으로 앞선 4회 1사 1루에서 고영우의 중전 안타 때 아쉬움이 있었다. 첫 발 스타트가 살짝 늦어 최지훈의 앞에 공이 떨어졌다. 숏바운드로 잡아 2루로 던져 아웃을 잡았으나 비디오판독으로 뒤집어졌다. 최지훈은 이 수비가 내심 아쉬웠다고 했다.
그러나 곧바로 만회했다. 2사 1,2루에서 김태진의 중전안타 때 2루 주자 최주환이 3루를 돌아 홈으로 뛰는 것을 본 최지훈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정확하고 강하게 공을 던져 최주환을 비교적 넉넉하게 잡아냈다. 실점 없이 이닝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6일은 주루에서, 7일은 수비에서 팀에 1점씩을 안겼다. 최지훈을 타율로 재단할 수는 없는 이유가 두 경기에서 잘 드러났다.
최지훈은 경기 후 "오늘 수비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플레이들이 있어 마음에 계속 걸렸다. 만회하고 싶은 마음에 나한테 타구가 오기만을 기다렸는데 홈 보살을 포함해 만족스러운 수비가 나왔다"고 웃었다. 타격 상승세도 고무적이다. 최지훈은 전반기 84경기에서 타율 0.265, 장타율 0.390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22경기에서는 타율 0.316, 장타율 0.469로 득점 생산력이 더 좋아졌다. 맞는 면을 늘리기 위해 오프시즌부터 꾸준히 타격폼을 바꿔가고 있는 최지훈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하고 있다. 3할 타자를 향한 유의미한 진전이다.
최지훈은 "최근 타격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잘 잡힌 것 같아 만족스럽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반응이 좀 늦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매 경기 타격코치님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보완하다 보니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힘을 보태고 싶다. 순위 경쟁이 치열한데 팀에 꼭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후반기 페이스를 지금처럼만 유지해도 분명 그렇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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