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돌직구'의 비디오 게임은 계속된다… '100탈삼진' 목표에 담긴 원대한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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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었던 SSG였다. 매 경기를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팀 전체를 짓누른 가운데 경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조병현의 스트레스도 미뤄 짐작할 만했다. 마무리 경험은커녕 1군 경험도 그렇게 많은 선수는 아니었다. 조병현은 그럴수록 자신의 구위를 믿고 더 세게 던졌다. 아예 인플레이타구를 허용하지 않고 삼진으로 타석을 끝내겠다는 의지가 좋은 성적을 이끌었다고 돌아본다.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조병현은 "(중간과 마무리 보직에서) 딱히 바뀐 건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생각만 조금 다르게 가져갔던 것 같다. (중간에서는) 내가 주자를 깔아놓고 나와도 뒤에 선배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승부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마무리로 가서는 내 뒤에 아무도 없다 보니 무조건 삼진을 잡으려고 했다. 그래서 마무리에 갔을 때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고 떠올리면서 "스트레스는 아예 없었다. 그냥 매 경기 던지기 바빴다. 내가 올라간 경기에서는 무조건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전력을 다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뛰어난 실적을 냈더니 시즌 뒤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해 값진 경험도 쌓았다. 많이 던졌기에 휴식도 분명 필요했다. 하지만 조병현은 "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웃으며 어깨를 돌려보였다. 자신이 느끼는 몸 컨디션이 좋아 소속팀 복귀 이후 곧바로 운동을 하려고 했을 정도다. 트레이닝·컨디셔닝 파트에서 "일주일은 쉬어야 한다"고 만류해 강제로 휴식을 취했지만, 딱 그 일주일이 끝난 뒤 다시 경기장에 나왔다. 쉼 없이 오프시즌이 흘러가고 있다.
성공의 맛을 봤으니 그 성과를 이어 가려는 욕심도 있을 것이고, 아직 이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는 욕심도 있을 것이다. 내년 개막부터 주어질 중책을 생각해도 그렇다. 이숭용 SSG 감독은 시즌 중부터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조병현의 보직을 놓고 고민을 해왔다. 선발진을 구성하는 베테랑들의 나이, 어린 선수들은 병역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선발 조병현'의 매력이었다. 하지만 일단 불펜에 두기로 했고, "불펜에 둔다면 무조건 마무리"라는 공언대로 내년 개막 마무리로 낙점됐다.조병현은 "주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다음에 안타를 맞은 적도 있었고, 주자를 쌓아두고 홈런을 맞았던 것도 있었다"고 지난해 보완점을 돌아봤다. 실제 조병현이 피안타율 0.197,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1.14라는 뛰어난 세부 지표를 내고도 평균자책점이 3점대 중반(3.58)에 머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피장타를 줄이고, 제구 불안과 기복을 줄이는 게 숙제다.
조병현은 "직구 구위가 더 좋아져야 한다. (캠프에 가서) 웨이트트레이닝도 많이 할 생각이고, 작년보다 올해는 타자 분석도 더 많이 할 생각이다"면서 "제구라든지 모든 게 다 좋아져야 한다. 번트 수비도 약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스스로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철저한 준비다. 조병현이 지난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 것은 그 준비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까닭이다.
그런 조병현의 가장 큰 목표는 탈삼진 100개다. 지난해에는 96개로 4개가 모자랐다. 보통 투수들이 목표를 승수나 세이브 숫자, 혹은 이닝으로 잡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어쩌면 특이한 목표다. 하지만 그 목표에 모든 게 녹아있을지 모른다. 탈삼진 100개를 잡으려면 시즌 내내 부상 없이 꾸준히 던지며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고, 60~70이닝 소화 기준으로 대단한 구위를 유지해야 한다. 건강과 구위가 다 따라와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목표인 30세이브에도 다가설 수 있다. 조병현의 비디오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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