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만 홈런 공장장 아니다, 30홈런 기대주 또 있다… 흥미진진 내기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할 거냐, 말 거냐"
지난해 11월 열린 SSG의 가고시마 마무리캠프 도중에는 흥미진진한 내기가 성사됐다. 이숭용 SSG 감독은 팀 내 거포 유망주인 고명준(23·SSG)에게 "30홈런으로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고명준은 처음에는 20홈런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감독의 이야기에 마음을 고쳐먹고 이 내기를 수락했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1년 SSG의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 지명을 받은 고명준은 최정의 뒤를 이을 홈런 공장장으로 큰 기대를 모은 선수다. 입단 당시 포지션도 3루로 같았다.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어 좌절의 시기도 있었지만, 지난해 부임한 이숭용 감독의 눈에 들어 주전 1루수로 낙점됐다. 이 감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명준을 팀의 주전 1루수로 키운다는 구상이었다.
이유는 확실했다. 홈런 파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고명준이 지난해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당시에도 전혀 만족하는 기색이 없었다. 칭찬해 줄 만한 일이었지만, 10개의 홈런으로 만족해서는 안 되는 선수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부임 직후 지금까지 줄곧 고명준에 대해 "30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접을 생각이 없다. 내기의 기준이 '30홈런'이 된 것도 이런 이유다.
지난해 1군에서 많이 뛰며 나름의 경험을 한 고명준이다. 지난해 106경기에서 타율 0.250, 11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 햄스트링 부상이 아니었다면 이 기록은 더 확장됐을 수도 있다. 변화구 구사 능력에 약점을 보여주기는 했고, 그래서 삼진도 많은 게 사실이었다.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고 타격 포인트가 뒤로 밀리는 양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이 감독은 따끔하게 조언을 했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홈런 타자다"라는 말로 고명준이 갈 길을 제시했다.
지난해 부상 여파에서 완전히 탈출한 고명준은 오프시즌 성과가 좋았다. 플로리다 1차 캠프부터 강한 타구를 연신 날리면서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강병식 타격 코치와 꾸준하게 타격폼을 가다듬었고, 멀리 날리기 위해 포인트를 유지하는 훈련도 꾸준히 했다. 야간 훈련도 마다하지 않았고, 밤새 자신의 타격 영상을 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보다 치는 그림이 더 좋아졌다. 올해 더 기대가 된다"는 이숭용 감독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 감독은 올해도 고명준을 주전 1루수로 쓰며 충분한 기회를 준다는 계획이다.
고명준도 생각을 점차 바꿔가고 있다. 삼진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패스트볼은 무조건 대처를 한다는 식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려면 타이밍을 미리 당겨놓고 준비를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고명준도 점차 확신을 가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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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과 햄스트링 등 하체 부상이 있었던 선수라 이 부분만 잘 관리가 된다면 올해는 지난해 이상의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성격도 서글서글하다. 야구를 잘할 성격이다. 나중에 주장을 해도 잘할 것"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렇다면, 고명준이 올해 홈런 29개에서 멈추면 내기는 어떻게 될까. 이 감독은 "그래도 고명준이 이겼다고 보고 내가 뭘 해줘야 하지 않을까"고 웃었다. 고명준도, SSG도, 이 감독 또한 이 내기의 승자가 고명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