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김택형과 김택형의 싸움, KS 우승 주역으로 돌아온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막판 전역한 김택형(29·SSG)은 팀의 좌완 필승조로 활약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팀 좌완 불펜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정도 있었고, 이미 팀의 마무리까지 했던 선수였기에 이는 당연한 절차로 여겨지기도 했다. 전역을 앞두고는 구단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동해 김택형의 투구를 지켜보기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입대 전 구위를 보여주지 못한 데다 부상까지 겹쳤다. 왼 발목을 다쳤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 중인 팀 퓨처스팀(2군) 캠프에 참가 중인 김택형은 "왼 발목을 다쳤다. 그때 밸런스가 무너졌고 감이 아직 안 오는 것 같다. 쉽지 않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발목 재활은 다 끝났지만 그때 깨진 밸런스를 다 찾지 못했다. 김택형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고, 결국 1군 캠프에도 가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였다.김택형은 아주 미세한 차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요즘 야구가 어렵다고 느낀다. 그 딱 하나의 감만 찾으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참 쉽지 않다. 김택형은 "발목을 다쳤을 때 (발목이) 못 버텨주면서 계속 (상체가) 앞으로 쏠려 나가는 문제가 있었다. 그걸 잡으려고 하는데, 아직은 잘 안 되고 있는 상태다. 그 느낌만 딱 찾으면 될 것 같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결국 플로리다와 오키나와 1군 캠프 모두 참여하지 못했다. 아직 자신의 좋았을 때 구위와 차이가 있다.
어깨나 팔꿈치가 아픈 것도 아니고, 몸도 괜찮은데 밸런스를 잃어 구속이 안 나오니 답답한 일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것도 예전에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라 더 그렇다. 공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으니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영상으로 다 찍어 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으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김택형은 "모으는 힘이 없다 보니까 회전으로만 던진다. 상체가 풀리면서 던져야 하는데 그냥 나가서 던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코치들도 열심히 돕고, 김택형도 평소보다 투구 수를 늘리면서 답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픈 것은 아니니 일단 많이 던져보면서 밸런스를 찾는다는 각오다. 예전의 구위를 찾기 위해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고 있다. 10㎏ 정도 감량도 했다. 김택형은 "투수들이 안 되면 기본적으로 살이 쪘다는 이야기부터 나온다. 몸이 무거워져서 못 던진다고 한다. 그런 소리가 듣고 싶지 않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의 밸런스, 주위의 시선과 모두 싸우고 있는 이중고다. 김택형은 이 상황에 대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간단하게 정의했다.
아직 모든 것을 다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인내라는 것을 김택형도 잘 알고 있다. 김택형은 "구위만 찾으면 원래 모습대로 돌아갈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짜증을 내고 해도 안 되는 것은 똑같다. 그래서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루에 느낌이 하나라도 좋으면 그것에 만족하고 내일은 두 개의 느낌을 찾으려고 한다. 그렇게 버티고 있다"고 이야기했다.플로리다 1차 캠프에 가지 못했을 때는 오키나와 2차 캠프에 가는 게 목표였고, 오키나와 2차 캠프에 가지 못했을 때는 시범경기에 가는 게 목표였을 법하다. 그러나 김택형은 지금은 마음을 비웠다. 어차피 장기 레이스다. 성급하게 해서 올라갔다가 못 던져 2군에 다시 내려오는 게 더 좋지 않다고 말한다. 확실하게 자기 것을 찾고, 1군에 올라가면 다시 2군에 내려가지 않는 게 목표다.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 자신의 건재를 증명하겠다는 생각은 전역 직후나 지금이나 똑같다.
김택형은 "애매하게 올라와서 1·2군을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는 찾을 것을 다 찾고 계속 (1군에) 있는 게 좋은 것 같다. 급하게 하기보다는 내 것을 다 찾고 그 다음에 딱 됐을 때 올라가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 시기는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고, 생각보다 더 늦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길이의 터널이든 결국에는 끝이 있다. 김택형의 이름이 다시 떠올라야 SSG 불펜도 기존 구상이 완성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