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에 사라진 박찬호 닮은꼴… 이제 믿을 것은 158㎞ 투수, 에이스 테스트 통과할까
플로리다 캠프에서는 결론이 안 났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활약한 드류 앤더슨(31), 그리고 올해 앤더슨 이상의 1선발을 기대하고 데려온 '박찬호 닮은꼴' 미치 화이트(31)라는 동갑내기 투수의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로리다 캠프 초반에는 앤더슨의 페이스가 더 좋았지만, 자신의 루틴대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화이트는 캠프 마지막에 가 앤더슨과 같은 위치에 섰다.
실제 플로리다 캠프 막판에 열린 자체 연습경기에서는 두 선수가 거의 비슷한 상황이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오히려 화이트가 더 힘을 쓰는 양상도 있었다. 이숭용 SSG 감독 또한 "화이트가 몸을 잘 만들었는데"라고 당시를 떠올린다. 하지만 개막전 선발은 바라지 않게 싱겁게 결론이 났다. 화이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자연스럽게 앤더슨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화이트는 오키나와 2차 캠프에 합류한 이후인 2월 27일 피칭을 마치고 러닝으로 훈련을 마무리하다 오른쪽 햄스트링이 손상됐다. 일본에서 손상 판정을 받아 2월 28일 곧바로 귀국했고, 한국에서 받은 검진에서도 역시 그레이드 1~2 수준의 손상이 발견됐다. 일단 2주 정도 쉬고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이 재검진에서 "정상적인 운동을 다시 시작해도 좋다"는 판단이 나오면 다행이지만, "더 쉬어야 한다"는 판단이 나오면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까지 고려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화이트의 개막 선발은 불가능하다. 다시 투구 수를 끌어올리고 몸을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앤더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제는 개막전 선발을 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 다행히 앤더슨의 컨디션이 좋다. 이미 플로리다·오키나와 캠프부터 정상적인 몸 컨디션을 보여줬고.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도 정상 투구를 했다. "지난해보다 몸을 더 잘 만들어왔다"는 코칭스태프의 호평, 변화구가 더 다양해졌다는 호평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스피드건의 신뢰 여부는 있지만, 오키나와에서 열린 kt와 연습경기 당시 최고 구속 156~158㎞의 강속구(SSG 기준 156㎞·kt 기준 158㎞)를 던졌던 앤더슨이다. 몸 상태는 분명히 괜찮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기존에 던지던 커브와 체인지업을 더 가다듬는 것은 물론, 슬라이더도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던지는 연습을 하며 철저하게 시즌을 대비했다.
화이트도 몸 상태도 아주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개막 로테이션 포함은 불발됐지만 현재 강화 퓨처스팀(2군) 시설에서 할 수 있는 훈련은 다 하고 있다. 부상 직후에도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며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던 만큼, 3월 중순부터는 투구를 재개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4월 중순 이전에는 로테이션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앤더슨이 그 기간 압도적인 구위로 달려줘야 SSG도 부담을 덜 수 있다. 계속해서 상대 1선발과 만나야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앤더슨의 어깨가 무겁다. 이 또한 이겨내야 진짜 에이스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