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발이다' 증명했다… 문승원 선발 복귀전 쾌투, SSG 토종 선발진 약하지 않다
그런 문승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팀 계획에 변경이 생겼다. 시즌을 앞두고 kt와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 자원인 오원석을 내주고 대신 불펜 셋업맨인 김민을 영입했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문승원을 다시 로테이션에 불러들였다. 뭔가 1년 사이 복잡한 일이 많이 지나갔다. 하지만 어느 보직에서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던 문승원은 다시 선발로 몸을 만들어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캠프 기간 동안에는 변화구 감각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변화구를 엄청 많이 던졌다. 주위에서 "변화구 투수 다 됐다"라고 농담할 정도였다. 불펜에서는 사실 많은 변화구가 필요하지 않았다. 전력으로 구속을 끌어올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정도면 충분한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선발은 그렇지 않았다. 그간 던지지 않았던 구종들을 재검검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다시 돌아온 선발 보직에서, 문승원은 천성이 선발 투수임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문승원은 2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치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비록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선발승과는 인연이 없었으나 충분히 고무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7.2㎞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도 145㎞가 넘었다.
캠프 기간 중 중점적으로 공을 들였던 변화구 구사 능력도 훌륭했다. 이날 문승원은 전체 78구 중 패스트볼이 20구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변화구였다. 커브(17구)는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용도로 던졌고, 체인지업(11구)도 섞었다. 여기에 슬라이더(30구)는 구속과 움직임 차이를 두며 결정구로 활용했다. 빠르고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 또 구속은 느리지만 수평적인 움직임을 더 많이 준 슬라이더를 모두 활용했다. 충분히 고무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SSG가 올 시즌 프리뷰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는 선발진의 약세 때문이었다. 김광현의 지난 시즌 성적이 썩 좋지 않았고, 국내 4·5선발 또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에이스 미치 화이트까지 캠프 기간 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버틸 수 있는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는지는 의문부호가 많았다.
하지만 김광현이 시즌 첫 등판에서 예전의 호쾌함을 보여주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문승원도 노련한 경기 운영을 과시하며 선발진이 타 팀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SSG는 비록 이날 연장 접전 끝에 2-3으로 졌지만, 시즌을 길게 내다보면 긍정적인 면도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선발로 돌아온 문승원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