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딛고 건강하게 돌아왔다, 핵잠수함 계보 이을까
2022년 제주 스프링캠프 당시에는 모두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 당시 김원형 감독은 윤태현의 기량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프런트는 일주일짜리 캠프 참가를 계획했다. 왕복 비행기표를 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너무나도 매력적인 투구에 1군 코칭스태프가 윤태현을 데리고 있기를 원했고 결국 리턴 티켓은 없던 일이 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코칭스태프, 동료 투수, 타자와 포수, 심지어 공을 뒤에서 직접 보는 심판까지 구위를 놀라워했다.
하지만 윤태현이 가장 빛난 시기는 거기까지였다. 시범경기까지도 기막한 투구로 기대를 모으며 개막 엔트리 승선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하필 그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운동을 쉬었다. 이후 거짓말처럼 밸런스가 돌아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제구가 흔들렸고, 투구 폼도 흔들렸다. SSG 관계자들은 "코칭스태프가 윤태현의 폼을 뜯어 고쳤다는 루머는 거짓"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선수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바이오메커닉스로 측정도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봤다. 선수도 답답한 나머지 은사들을 찾아 직접 조언을 구할 정도였다. 그러나 2023년까지도 제대로 된 폼이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현역으로 입대를 결정했다. 그리고 그 시련의 시간을 지나 지난 5월 무사히 전역했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쳐 사실 감각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그러나 군 복무 중에서도 야구를 잊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구단 관계자들은 "몸이 엄청 좋아져서 돌아왔다. 키가 더 커진 느낌을 받을 정도"라고 기대를 걸었다. 윤태현은 현재 구단 2군 시설이 있는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일단 몸 상태가 어느 정도 올라오면 다시 공을 던질 예정이다. 구단에서는 그 시점을 6월 말 정도로 보고 있다.
어디 아픈 곳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을 만지며 던지기 시작하면 감각은 그에 비례해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다. SSG는 일단 윤태현을 올해 전력보다는 내년 전력으로 보고 있지만, 7월 이후 퓨처스리그 출전에서 성적이 괜찮다면 안 써 볼 이유가 없다. 이 방면에서는 굉장히 신중하고 보수적인 이숭용 SSG 감독도 "궁금하다.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윤태현이 내년 캠프를 체계적으로 마무리하고 아마추어 시절의 그 평가를 되찾는다면 SSG 마운드는 굉장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SSG 마운드의 고민은 미래의 선발 투수다. 김광현 문승원이라는 베테랑 투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이미 30대 중반에 이른 이들은 청라 시대를 담보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선발 로테이션에 가장 가까이 있는 젊은 투수인 송영진은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불펜에서 뛰고 있는 이로운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SSG는 군 복무를 마친 김건우 전영준을 올해 활용하며 가능성을 타진하는 동시에, 시즌이 끝나면 역시 군 복무를 마친 조병현이나 김민의 선발 전환 또한 실현되든 아니든 다각도로 검토할 전망이다. 다만 조병현 김민의 경우는 현재 불펜 전력의 약화라는 하나의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 반대로 윤태현은 원래 선발형 선수인데다 새로 가세하는 선수다. 윤태현이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 좋은 활약을 해준다면 사실 구단 구상에 가장 편리한 그림이기는 하다. 입단 당시의 기대대로 핵잠수함 계보를 이어 갈 선수가 될 것인지, SSG의 육성 현황판에서 거대한 이름이 등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