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노경은의 100홀드, 돈으로 셀 수 없는 가치 (워뇨 얘기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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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형 국가대표팀 투수코치는 SSG 감독 시절 노경은(41·SSG)의 경력을 구원한 지도자다. 롯데에서 방출된 노경은의 테스트를 구단에 요청했다. 자신도 오래 현역을 한 김 전 감독에게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경은의 철저한 몸 관리를 눈여겨봤다.
그렇게 테스트를 통과한 노경은은 김 감독과 함께 부활의 나래를 펼쳤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대활약을 했고, 2024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2+1년 총액 25억 원에 계약하기도 했다. 선수들 전력 분석차 27일 잠실구장을 찾은 김 전 감독은 노경은이 단순히 팀 전력에 도움이 되는 선수를 떠나, 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 전 감독은 "후배들 앞에서 솔선수범하는 선수다. 그라운드에서 그 솔선수범은 할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면서 "시즌을 운영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3연투를 해야 할 시기도 있다. 그런데 노경은은 그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적이 없다. 노경은이 불만을 표현했다면 그게 또 후배들에게도 전파가 된다. 하지만 노경은은 그런 선수가 아니다"면서 노경은의 그런 성향이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팀 불펜의 문화를 세우는 데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노경은은 '훈련 중독자'라는 말을 들을 만큼 몸 관리가 철저하다. KBO리그 역사상 만 41세 시즌에 시속 150㎞를 던진 거의 유일한 선수다. 비시즌에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경기장에 나와 자신의 훈련을 다 해야 퇴근한다. 젊은 후배들이 그 운동량에 혀를 내두른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니 신망도 두껍다. 노경은이 FA 자격을 얻었을 때, 팀 투수진의 후배들은 "꼭 재계약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두 손을 모았을 정도다. 노경은은 그런 선수다.
올해도 변함없이 SSG의 불펜을 이끌고 있다. 구위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26일까지 시즌 42경기에서 42이닝을 던지며 1승3패2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하며 대활약하고 있다. 리그 최고 수준으로 뽑히는 SSG 막강 필승조의 맏형이자 중추다. 2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팀이 4-1로 앞선 8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개인 통산 100홀드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18번째 100홀드인데, 41세 3개월 15일에 기록을 세워 종전 최고령 기록(김진성·38세 6개월 28일)을 까마득하게 넘어섰다.
SSG 불펜은 요새 30대를 찾기가 쉽지 않다. 40대 노경은 아니면, 20대 젊은 투수들이다. 나이 차이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은 100홀드 기념 워터파크를 개장하기 위해 도열했고, 신나게 물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선배님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로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때로는 편하게 다가설 수도, 때로는 존경의 의미로 다가설 수도 있는 선수라는 것이 이 세리머니에서 잘 드러났다. 그만큼 현재 SSG 불펜에서 존재감이 크다. 노경은은 "물벼락은 프로에서 처음 맞아본 것 같다"면서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노경은은 "(100홀드는) 문학에서 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그런데 지난 번(6월 22일 KIA전)에 그걸 못해서 진짜 잠을 설칠 정도였다. 문학에서 팬분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하고 싶었는데 그게 조금 아쉽다"면서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 그 다음 목표인 150개를 향해서 또 가야 하고, 할 수만 있다면 100승-100홀드도 해보고 싶다. 700경기 출전도 내년에 노려보고 싶다. 항상 기록이 하나씩 남았을 때 안 되더라. 마음을 비우고 하다가 내 기록을 보는 위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사실 방출 시련도 겪었고, 그 전에도 여러 야구적 시련이 있었던 선수다. 노경은도 "나처럼 좀 방황을 많이 하고 안 좋았던 시기가 많았던 선수들이 나중에 나이 먹으면 '이제 떨어지는 페이스다'라고 생각하는 게 많지 않나. 그런데 그 선수들한테 이제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내 개인적인 최종 목표다"고 이번 100홀드에 의미를 두면서 "내후년까지는 무조건 탑3, 탑5 안에 드는 그런 성적을 거두는 선수로 이어나가고 싶은 게 첫 번째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100홀드도 했으니 홀가분하게 팀의 남은 시즌을 조준하는 노경은이다. 이미 40이닝을 넘게 던졌지만 전혀 힘든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로운 김민 조병현이라는 앞뒤로 좋은 불펜 필승조가 생긴 것도 든든하다. 노경은은 "어린 선수들이 지금 자리를 잘 잡아줘서 어떻게 보면 기댈 때가 많다. 올 시즌은 좀 많이 편한 것 같다"고 고마움과 함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노경은은 "감독님하고 투수 코치님이 투수들의 피로도가 안 쌓이게끔 스케줄을 잘 짜주신다. 수치로 보면 경기도 많이 나가고 이닝이 1등이고 그런데 선수가 느끼기에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별로 시합을 안 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만큼 관리를 잘해주신다"고 고마워한 뒤 "투수 코치님이 후반기에 필요할 때 던져야 한다고 항상 그러신다. 지금 몸 관리를 잘 해야된다고 강조하신다. 후배들하고 같이 몸 관리를 잘하면서 후반기에 파이팅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재차 목표를 설정했다. 41세 선수에게 100홀드가 끝이 아닌 과정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SSG뿐만 아니라 모든 후배들에게 큰 이정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