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최고 셋업맨 등극, 점 하나만 더 찍으면 된다… 올해의 반전, 의심의 눈초리 지웠다
이제 전반기 일정이 팀마다 9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30경기 이상을 뛴 불펜 투수 중 평균자책점 1.50 이하를 기록한 선수는 단 3명이다. 이닝이 많지 않아 실점 하나에 자책점 변동이 큰 불펜 투수들에게는 나름대로 자신들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수치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들로 뽑히는 김서현(한화)과 조병현(SSG)이 나란히 1.42를 기록하며 철벽과 같은 이미지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1위가 아니다. 이들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도 평균자책점이 더 낮은 선수가 있다. SSG의 3년 차 우완 이로운(21)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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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로운은 올해 전반기 최고 셋업맨 자리 등극에 점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다. 남은 9경기에서 큰 난조만 없다면 평균자책점 1위가 유력하다. 이로운의 이런 발전을 이끈 것은 역시 변화구 구사 능력 향상, 그리고 그에 따른 볼넷 비율의 감소다. 원래 시속 150㎞를 던졌던 선수로 구속이 획기적으로 더 빨라진 것은 아닌데 이제 타자들을 맞혀 잡을 수 있는 노련미까지 갖췄다.
지난해에는 제구가 안 돼 볼카운트가 몰리면 높은 확률로 볼넷을 주고, 그렇게 쌓인 주자들이 피장타로 홈을 밟으며 평균자책점 관리가 안 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기존에 던지던 체인지업 외에 팀 에이스 김광현으로부터 우타자 상대용 슬라이더의 요령을 배운 이로운은 올해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 구석이 들어가면서 쉽게 쉽게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9이닝당 볼넷 개수는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잔루 처리 비율도 늘었다.
최근에는 오히려 변화구에 더 자신감이 붙은 상황이다. 포수에게 직접 변화구 사인을 낼 정도다. 이로운은 "불리한 카운트로 가더라도 변화구 제구가 되니까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 것 같다.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데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1~2점 앞선 상황에서 나가는 긴박한 승부에도 이제는 적응이 됐다. 이로운은 "긴장하고 불안하던 게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 타자에게 더 집중하는 것 같다. 상황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최근 호성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페이스는 아주 좋다. "언젠가는 무너질 것"이라는 회의론자들의 시선도 싹 다 물리쳤다. 이로운도 "힘들어서 공이 안 갈 것 같다는 느낌은 아예 없다. 충분히 힘이 남아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경기에 나가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불안감은 있다. 이숭용 SSG 감독도 "최근에 회의를 했는데 우리 팀 불펜 투수들이 이닝 1·2위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이로운은 앞으로는 되도록 이기는 상황에만 내서 관리를 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타격이 약한 SSG 타선의 상황에서 유독 2~3점 리드에서 경기 종반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다. 이는 이로운의 시간이다.
하지만 이로운은 지난해보다 이닝당 투구 수가 많이 줄었다. 지난해 20.3개에서 올해는 6.7개다. 코칭스태프에서 관리도 잘해준다는 고마움이다. 이로운은 "연투를 했다거나 그러면 다음 날 확실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다. 경기 중에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서 "힘도 남아 있고, 구속이 조금 줄었다고 해서 공이 안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몸 관리도 잘하고 있고, 좋은 선배님들도 많아서 보고 배우고 어떻게 회복하는지도 다 배운다. 트레이닝코치님들도 잘 관리를 해주시니까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개인 성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로운도 어느 정도는 만족이다. 항상 못 넘겼던 6월의 벽도 넘겼다. 그러나 팀 성적을 보면 지칠 만한 눈도 번쩍 뜨인다. 이로운은 "개인 성적은 만족스러운데 아직 시즌은 절반이 남았다. 순위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팀 성적은 아직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미소 지으면서 "팀이 올라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올해의 반전이, 이제는 자신의 반전과 더불어 팀의 반전도 조준하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