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억 투수가 2군에서도 사라졌다 했더니… 이렇게 황당한 일이, 도망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
당시 SSG 관계자들과 2군 코칭스태프는 "박종훈이 투구폼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했다. 시즌 중 으레 이뤄지는 미세한 조정이 아니었다. 아예 팔각도를 높이려 한다고 했다. 그것도 꽤 크게 높인다고 말했다. 좀처럼 감이 잘 오지 않는 설명이었다. 그럴 만했다. 2군 관계자들 또한 박종훈의 투구폼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선수의 뜻이었고, 시설 바깥에서 이뤄지는 교정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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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다른 길에 몰리면 포기할 수도 있었다. 65억 원 계약이라고 하지만, 최근 3년은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 연봉이 사실상 반토막 났다. 고액 연봉자 감액 규정 때문이다. 심리적으로도 지칠 수 있었다. 그러나 박종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팔을 올리기로 했다. 예전에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부터 주위에 간혹 이야기하던 시나리오를, 현실로 옮기려 한 것이다. 말이 쉽지 이건 도박이었다.
-실제 5일 경기에서 박종훈의 언더핸드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35㎞ 내외였지만, 스리쿼터에서는 최고 143.7㎞까지 나왔다. 같은 투수의 패스트볼인데 타자로서는 충분히 다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 폼으로 구속까지 완급 조절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박종훈의 약점이었던 주자 견제도 스리쿼터로 투구하면 더 나아질 수 있다. 이는 꼭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서의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위대한 모험을 하는 박종훈이 어떤 모습으로 1군에 다시 나타날 것인지 기대가 모인다. 확실한 것은 박종훈은 도망치지도, 포기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