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 구조물과 함께 추락한 신뢰 [전국 인사이드]
수도권 언론에선 크게 주목하지 않았지만 NC 팬들이 특히 창원시와 시설공단에 강한 분노를 보이는 데에는 그만한 맥락이 있다. 그간 지역 정치권과 행정이 구단을 대하는 태도에 쌓여 있던 불신과 분노가 이번 사고로 터져 나온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장 명칭 논란이다. NC는 2019년 새 구장 개장을 앞두고 공식 명칭을 ‘창원NC파크’로 정했다. 그런데 창원시의회 의원들이 “새 야구장 명칭에 마산이 빠질 수 없다”라는 주장을 불쑥 들고나왔다. 사실 지역에서 야구장 명칭에 꼭 ‘마산’을 넣어야 한다는 여론은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시의회는 끝끝내 행정 명칭을 ‘창원NC파크 마산구장’으로 변경했다. 2군 구장까지 아우른 명칭은 ‘마산야구센터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 됐다.
“그 약속은 구 마산구장에 한한 것"
야구팬들은 신축 구장 건립비 분담 갈등도 기억한다. 창원시는 구단 유치 과정에서 사용료 면제 조건을 내걸었다. 구장 사용료로 수백억 원을 지불하는 타 지방 구단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약속이었다. 그러나 구단을 유치한 뒤 창원시는 “그 약속은 구 마산구장에 한한 것”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결국 NC는 구장 사용료로 25년간(2019~2044년) 총 330억원을 지불하는 계약을 맺었다. 선례를 비춰봤을 때 330억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창원시가 말 바꾸기를 한 것 아니냐는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방행정은 공동체의 기반을 조용히 떠받친다. 공기처럼 보이지 않아서 지역민들에게 신뢰를 얻는 데도 그만큼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번 사고처럼 지역민들이 주목하는 사안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면 공들여 쌓은 신뢰의 탑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야구팬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방에서 프로야구만큼 시민을 단합시키는 게 또 있을까요? 남녀노소, 정치 성향 불문하고 다 같이 하나가 되잖아요. 이건 종교로도 못 이루는 지역 화합이에요.” 그 말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있다. 프로야구단은 도시의 자산이자 시민의 자부심이다. 앞으로 창원시와 공단이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계속 지켜볼 일이다.


